울리치(Woolrich) 탐구: 190년 전통의 원단 기술력과 아크틱 파카의 비밀

1. 서론: 190년을 이어온 'Original Outdoor'의 자부심
1830년, 존 리치(John Rich)가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에 설립한 울리치(Woolrich)는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아웃도어 의류 제조사입니다. "모든 환경에서 인간을 보호한다"는 단순하지만 강력한 철학 아래, 울리치는 펜실베이니아의 거친 추위를 견디기 위한 울 원단 생산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오늘날 울리치는 클래식한 아메리칸 워크웨어와 현대적인 하이엔드 테크니컬 웨어를 잇는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그 중심에는 시대를 앞서간 '원단 기술력'이 있습니다.
2. 유산의 상징: 버팔로 체크(Buffalo Check) 울
울리치를 상징하는 가장 강력한 시각적 요소는 빨간색과 검은색이 교차하는 '버팔로 체크' 패턴입니다. 하지만 이는 단순한 디자인을 넘어 원단의 기능성을 상징합니다.
역사와 유래: 1850년에 개발된 이 패턴은 당시 울리치 디렉터가 버팔로 떼를 소유하고 있었던 것에서 유래되었습니다. 사냥꾼과 벌목공들이 숲속에서 서로를 쉽게 식별할 수 있도록 고안된 이 '가시성' 높은 원단은 울리치 울른 밀즈(Woolen Mills)의 정수를 보여줍니다.
원단의 밀도: 펜실베이니아산 양모로 짜인 이 울 원단은 매우 촘촘하고 두꺼워 방풍과 보온성이 탁월합니다. 19세기에 이미 현대적인 소프트쉘(Softshell)의 역할을 수행했던 셈입니다.
3. 기술의 정점: 라마 클로스(Ramar Cloth)
울리치의 상징적 아이템인 '아크틱 파카(Arctic Parka)'가 전 세계적인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핵심 요인은 바로 라마 클로스(Ramar Cloth)라는 독자적인 소재 덕분입니다.
60/40 혼방의 진화: 라마 클로스는 일반적으로 면(Cotton) 60%와 나일론(Nylon) 40%의 비율로 혼방된 고밀도 직물입니다(모델에 따라 비율의 차이는 있음).
기능적 메커니즘: 습기를 머금으면 면사가 팽창하여 조직 사이의 틈을 메워 외부의 비와 바람을 막아주고, 나일론은 원단의 내구성과 경량성을 보장합니다. 여기에 테플론(Teflon) 코팅을 더해 강력한 발수 및 오염 방지 기능을 갖췄습니다.
아크틱 파카의 탄생: 1972년 알래스카 파이프라인 건설 노동자들을 위해 개발된 이 원단은 영하 40도의 극저온에서도 형태가 무너지지 않고 신체를 완벽히 보호하는 성능을 입증했습니다.
4. 현대적 혁신: 고어텍스(GORE-TEX)와 고성능 합성 소재
울리치는 전통적인 울과 면 혼방 소재에 안주하지 않고, 현대 테크니컬 소재의 선구자인 고어텍스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기능성을 극대화하고 있습니다.
GORE-TEX Infinite & 3-Layer: 클래식한 디자인의 아크틱 파카에 고어텍스 멤브레인을 접목하여, 외관은 헤리티지를 유지하되 기능은 최첨단 전문가용 아웃도어 수준으로 끌어올렸습니다. 완벽한 방수와 투습 기능을 통해 도심과 아웃도어 어디서든 쾌적함을 제공합니다.
Pertex®: 가볍지만 강철 같은 내구성을 자랑하는 퍼텍스 소재를 라이닝이나 경량 패딩에 사용하며, 착용자의 활동성을 보장합니다.
5. 럭셔리와의 조화: 로로피아나(Loro Piana) 울의 도입
울리치의 프리미엄 라인에서는 이탈리아 최고의 원단사인 로로피아나(Loro Piana)의 울 소재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이는 울리치가 단순한 작업복 브랜드에서 럭셔리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진화했음을 보여줍니다.
Storm System®: 로로피아나의 정교한 캐시미어나 울 원단에 방수/방풍 가공을 더한 이 소재는, 아웃도어의 거친 환경 속에서도 극강의 부드러움과 우아한 실루엣을 유지하게 해줍니다.
6. 지속 가능한 미래: 책임 있는 제조
2025년 현재, 울리치는 원단 선택에 있어 환경적 책임을 최우선으로 고려합니다.
Recycled Wool & Nylon: 버려진 어망이나 공정 폐기물을 재활용한 에코닐(ECONYL®)과 재생 울을 사용하여 환경 발자국을 줄이고 있습니다.
RDS 인증 다운: 원단 내부에 충전되는 다운 역시 책임 있는 다운 기준(RDS)을 준수하여 동물 복지를 실천합니다.
PFC-Free DWR: 인체와 환경에 유해한 과불화화합물(PFC)이 없는 발수 코팅 기술을 전 라인업에 확대 적용하고 있습니다.
7. 원단 관리 가이드: 울리치를 평생 입는 법
라마 클로스 케어: 소량의 오염은 젖은 수건으로 즉시 닦아내고, 세탁이 꼭 필요할 경우 기능성 세제를 사용하여 낮은 온도에서 세탁 후 낮은 온도의 건조기로 열처리를 해주면 발수 성능이 살아납니다.
울 제품 보관: 천연 울 제품은 방충제와 함께 통기성이 좋은 커버에 씌워 보관해야 하며, 절대 옷걸이에 장시간 걸어두지 말고 접어서 보관하여 형태 왜곡을 방지하십시오.
8. 결론: 헤리티지와 테크놀로지의 완벽한 직조
울리치는 190년 전 펜실베이니아의 작은 방직공장에서 시작된 정신을 잃지 않으면서도, 변화하는 시대의 기술을 가장 유연하게 흡수해온 브랜드입니다. 버팔로 체크의 따뜻함과 라마 클로스의 강인함, 그리고 고어텍스의 쾌적함이 공존하는 울리치의 원단은 단순한 옷감을 넘어 '생존과 스타일'을 동시에 담보하는 신뢰의 상징입니다.
시간이 흘러도 변치 않는 가치를 찾는다면, 울리치의 원단이 전하는 묵직한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보시기 바랍니다.